<기획성/ 한국시의 포에트리 슬램 현상 (1)>
페이지 대 스테이지:
은퇴한 슬램 시인의 고백(부분)
제이크 레빈(Jake Le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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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를 좀 더 진지하게 배우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무렵이었다.
위대한 시에서, 삶에서와 같이, 의미는 이해하기 어렵다.
위대한 시는 언어를 조사하고 재창조한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근본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을 형성한다.
위대한 시인 Paul Celan)이 말했듯이, "현실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나는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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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항상 "페이지" 대 "스테이지"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 있어왔다. 시詩에는 책(페이지)으로 쓰고 읽는 시와 <공연예술>(스테이지)> 로 낭독하는 두 종류가 있다. 하지만 사실 페이지 시인과 스테이지 시인은 모두 책을 쓰고, 페이지 시인과 스테이지 시인 모두 모두 시 낭독회에서 그들의 시를 공연한다. 둘의 차이는 그런 것들보다 검증, 교육 및 수신의 구조에 더 많이 걸어온 진로를 간략히 설명하려 한다.
미국에서 페이지 시인이 되는 전통적인 길은 대학원에 가서 시학 MFA나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다. 대학원에 있는 동안 문학 저널에 시를 발표하거나, 문학 관련 출판사에서 첫 책을 출판하거나, 첫 번째 책이 상을 받거나, 문예 창작에 관해 권위 있는 장학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잡지, 문학 출판사, 상, 글 쓰기 펠로십은 보통 대학에서 운영한다.) 그리고 나서 이 사람들 중 상당수가 대학의 문예창작학과나 문학 관련 학과에서 가르치는 일을 한다. 그들은 그곳에서 잡지나 언론을 편집하거나 상을 심사하는 일에 관여한다. 요컨대 그들은 새로운 "문지기"가 된다.
사람들은 이 시스템에 많은 족벌주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시인과 교수가 될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종종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친구이자 학생이 있다. 새 문지기는 옛 문지기와 비슷한 시를 쓰고 좋아하며, 옛 문지기와 닮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바로 그것이 한국의 등단 시스템처럼 형식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은 한국의 등단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만약 시인이 일정 수준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면, 그들은 정당한 시인으로서 여겨지지 않는다.
비록 페이지 시인들이 시 낭독회에서 그들의 작품을 소리 내어 읽긴 하지만, 쓰여진 단어에는 특권이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Louise Glukc이 말했듯이, 우리는 마음의 귀로부터 시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페이지 시인들'이 대학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p. 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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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2-6월(390)호 <기획성/ 한국시의 포에트리 슬램 현상 (1)> 에서
* 제이크 레빈/ 시인, 번역가,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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