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 시인의 운명이다(부분)
-'시론'을 대신하여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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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집은 그것을 낳은 시대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시를 쓴다는 것은 개별 경험을 포괄하며 당대의 집단무의식이나 욕망에 가 닿고, 그것을 집약하여 피처럼 분출하는 일이다. 시는 피의 분출이다! 각각의 시대마다 전복적 상상력으로 시대를 가로지르고, 그 가운데 유언流言과 비어蜚語를 채집하며, 그 안에서 시대정신의 표상을 찾아 빚은 위대한 시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시집은 한 시대의 불행과 파탄에 맞서며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힘과 용기를 주었던 것이다. 그런 시집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불행했을 것인가!(p.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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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편견』 2021-가을(19)호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표지인물 특집_시인의 자선 시론>에서
* 장석주/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 『몽해항로』『오랫동안』『일요일과 나쁜 날씨』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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