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정숙자 포 로 정숙자 아도니스여, 떠나보아라 신발이 열 켤레쯤 닳아질 먼 곳으로 이 세상에서는 더 달아날 곳 없을 때 마지막 숨는 교묘한 곳으로 그러면 많은 이가 그대를 알뜰히 감추어 주리라 잘라버린 공처럼 동그란 무덤 속에, 그러나 그대는 파도가 해안을 넘지 못하듯이 나를 넘어설 수 ..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나 이제/ 정숙자 나 이제 정숙자 나 이제 떠났구나 그대 그리도 다정히 바라보던 기쁨에서 부드러운 볼과 이마 연꽃 같은 손등에 내 사랑이 놓여지던 기쁨 언덕길 함께 거닐 때면 그대 그리도 즐거워하고 나 또한 행복했거니 그러나 시간은 유리처럼 깨어져 나 이제 떠났구나 그대와의 모든 기쁨과 슬픔..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알지 못하지/ 정숙자 알지 못하지 정숙자 끔찍하게도 사랑해본 사람 아니면, 알지 못하지 끔찍하게도 울어본 사람 아니면, 알지 못하지 남아 있는 사랑 때문에 피 흘려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하지 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은총 여명 같은 깨달음을 알지 못하지 전무와 전부가 하나이며 마음과 우주가 하나인 ..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아리아/ 정숙자 아리아 정숙자 드높은 포플러 아래 내 가슴 빛나던 것은 그대의 사랑 있었기 때문 흘러가는 구름 한 점에 내 마음 아프던 것도 그대의 사랑 있었기 때문 그러나, 아아 그로 인해선 빛나서도 아파서도 아니 될 이제, 우리는 사랑하는 ‘남’ ------------- *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둘이/ 정숙자 둘이 정숙자 비밀을 갖자 우리 둘이서 남들 모르는 우주 속으로 새처럼 매끈히 날아올라 별과 별 사이 들기도 하며 별과 별 사이 나기도 하며 우리 둘이서 비밀을 갖자 가장 화려한 마음을 열자 ------------- *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에서/ 1993.12.31.<성현출판사>펴..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봄인데/ 정숙자 봄인데 정숙자 사랑의 혼이여 잠들었느냐 아니면 아주 죽었느냐 밖에는 생기로운 봄 해돋이에 돌들도 빛이 나는데 사랑의 혼이여 어디 갔느냐 봄인데, 봄인데 어찌 됐느냐? ------------- *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에서/ 1993.12.31.<성현출판사>펴냄 * 정숙자/ 1952년 ..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7
작별한 날/ 정숙자 작별한 날 정숙자 내가 남들의 방식을 모르듯이 남들도 나의 방식을 모르리라 고통을 어떻게 극복, 수습하는지… 타인에게 굳어진 나의 강한 이미지는 심한 왜곡이라 할밖에 제자리 서서 숙이고 일어설 뿐인 식물들처럼 제 맘에서만 자라고 용해되는 슬픔 그 혼자만의 고통권에서 소파, ..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5
황홀/ 정숙자 황홀 정숙자 그대― 이 황홀한 시 앞에 무엇을 더 노래해야 할까 어둠 밝히는 불빛은 많고 많은데 그대 앞에 암담해진 내 영혼은 어떤 등불로 밝혀야 할까 ------------- *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에서/ 1993.12.31.<성현출판사>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24
그대의 초상/ 정숙자 그대의 초상 정숙자 눈 올 무렵이면 더 짙은 그대의 초상 내일은 장미꽃 한 아름 꽂아두고 바라보리라 그대 사는 동네는 내 마음 동네 언제나 아름다운 청춘의 동네 영원히 눈부신 나의 그대여 영원한 소년으로 멈춘 그대여 ------------- *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에서..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19
사랑론/ 정숙자 사랑론 정숙자 사랑이여 그대는 얼마나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였으며 불행으로 이끌 것인가 또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운명을 바꾸었는가 그대는 마치 신적인 힘으로 인간을 조종하는구나 그대의 명령이면 하인도 귀족이 되고 왕자의 무릎도 시종처럼 굽혀지며 동서의 거리도 엄지 검.. 제4시집 · 사랑을 느낄 때... 201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