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관문연/ 시인 태풍경보가 내렸다. 전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에 설상가상으로 태풍까지 겹쳐왔다. 시시각각 전해오는 기상청 예보는 역대급 태풍이라 한다. 모처럼 한적한 해변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간절히 소원한 나의 기대는 크게 비켜가지 않았다. 순식간에 들이닥친 태풍은 내 방 유리창을 부수고 창밖으로 보이는 단단한 나무들을 할퀴고 쓰러트리며 지나갔다. 나는 읽고 있던 『총균쇠』 책을 바람이 보이는 곳에 올려놓았다. 바람은 산발하여 천지를 휘두르며 지상의 모든 것을 할퀴고 쓰러트린다. 거실에 앉아 묵념에 든 나는 서서히 배가 아프고 침이 말았다. 시시각각 드세지는 바람 앞에 인간은 하나의 나약한 등불. 저 거대한 자연의 힘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안에서 총균쇠 제2장 "세균이 준 사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