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密林의 마야_잉카문명의 흔적痕跡
이관용/ 시인
마추픽추(Machu Pucchu)는 잉카문명의 마지막 숨겨진 보석인 동시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한 현재도 유일한 석조건물만 지어진 공중도시이다. 높이 21,763FT(2,400m), 주민 1,000여 여 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넓이와 공간이라 한다.
물론 3곳의 신전(태양신전, 콘도라 신전, 푸마 신전) 을 제외하고 주거 공간과 관리 시설들의 규모를 기준해서다. 지금도 돌로 만든 수로에서 맑고 충분한 물이 흐르고 있다. 무엇보다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바치는 제물(일설로 처녀들)을 신이 가까이 바라볼 수 있게 높은 산정을 선택했다고 한다.
1911년 예일(Yale)대학 고고학 교수 하이럼 빙해(Hiram Bingham)탐사팀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고, 그 정보는 1910년 이 부근을 방문했을 땐 지나치던 양치기 소년이 전해오던 이야기를 제보해 주었다고 하지만 탐사팀이 상당한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었다 한다. 발견 당시 건물의 벽체와 기둥은 석재라 그대로 원형이 보존되어 있었고 지붕은 야자수 잎새로 추정되나 잉카제국 멸망을 1538년으로 추정할 때 370여 년이 흐른 후라 형체가 없었다 한다.
당시 800여 구의 뼈가 발견되고 80%는 여자, 20%는 어린 소년들로 추정되어 장성한 남자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아서 그들은 스페인 군과 쿠스코(Cuzco) 대전에서 참패한 잉카 패잔병들이 Machu Pucchu에서 징발된 남자들과 합세하여 "오얀타이 탐보" 마지막 항전을 했으나 모두 전멸했거나 혹시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다 해도 스페인 군에게 자기 부족들의 근거지를 발각되지 않으려고 "아마존 밀림"으로 숨어들어 소통이 두절되었고, 스페인 군은 Peru가 독립할 때까지 Machu Pucchu의 존재가 숨겨졌던 것이다. 그러면 그곳에서 발견된 유해들은 어느 시기 전염병이 휩쓸어 전부 집단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까? 천연두나 기후의 엘리뇨 현상 같은 천연재해 등, 여러 가지 멸망의 가설 중에 설득력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마지막 전장에 갔던 남편들은 돌아올 기약이 없고 스페인 군은 언제 침공해 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아녀자들로는 살아갈 길은 막연하여 집단자결, 혹은 스스로 그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태양신"에게 제물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 시절의 문명이 멸망하고 전 부족이 멸족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를 비추어 돌아볼 때 하여간 슬픈 일이다.
옛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Cuzco, 잉카어로 배꼽이라는 뜻)에서 발원되어 "우름바바"강이 뱀처럼 함준한 안데스 산맥을 휘감아 돌며 숨바꼭질을 하듯 수다한 높은 산봉우리 발굽을 간지르듯 휘감고 지나간다. 그 높은 산정에 얼마나 많은 석공들이 어디서 석재를 어떤 방법으로 운반하여 이런 불가사의한 기적을 그 짧은 시간(1438-1478년 사이 건설로 추정)에 세웠다 허물어져 버렸다면 역사는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석재를 운반해와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은 채 이렇게 화강암을 무슨 공구로 절삭하고 연마했다는 말이냐? 당시 이곳에 잉카문명이 시작되어 스페인 침공자에게 멸망하기까지 고작 100년의 시간이다. 기록에 의하면 쿠스코에 도읍을 정하고 잉카제국을 선포하고 그 세력을 확장해나간 9대 피차 쿠타크 왕(망고카팔)이다. 지금의 "에콰도르, 볼리비아, 칠레북부, 아르젠티나" 북부까지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한다. 어느 민족이나 최초의 시조 왕은 전설처럼 우주와 하늘의 운기를 의존하여 탄생해 왔는데, 잉카의 시조 타카 아라코차도 그들이 숭배하는 태양신이 신성한 티티카카 호수 인근에 태양신의 아들을 내려보낸 신화로 시작된다.
태양신이 "신선한 땅"으로 점지한 푸노(Puno)에서 태어나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지팡이를 던지자 땅이 갑자기 갈라지며 그 지팡이를 삼켜버린 아르마스 광장(Palza de Armas)에 주춧돌을 세우고 최초 도읍을 정해 잉카의 시조가 된다. 그들의 신안은 태양신을 숭배하고 짐승 주 푸마(표범)와 콘도라(독수리 종)를 신성시하고 무지개를 길조로 믿었다. 그 후 쿠스코에 수도를 정하고 잉카제국을 선포한 9대 왕 파타 코테는 쿠스코에 푸노 대성당을 1457년 건축한다. 지금도 잉카제국의 지배권에 있던 국가의 수도나 대도시 중심지에는 아르마르 광장이 있게 마련이다. 왕조가 지속되면서 무능한 왕이 출현하면 부패하고 썩는다.
잉카제국의 마지막 왕 아타후 알파는 30,000명의 대군과 3,000여 명의 친위대를 거느린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했으나 스페인 하류 귀족에 속하는 군인도 아닌 불량배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파나마 용병 168명 규모뿐인, 그들 진영의 함정에 유인되어 딱총 소리 몇 방에 항복하고 포로가 된 왕은 처형당하고 제국은 무너졌으나 살아남은 패잔병들을 모아 치른 마지막 항전 오얀타이 탐보 전투에서도 대패하여 살아남은 잉카부족들이 아마존 밀림에 숨어서 뚜박 오마르라는 저항 조직을 결성 스페인 정부군에 간헐적으로 게릴라전을 수행해오다 별 효력이 없자 제도권 내의 저항수단인 정치적 정당 형태로 전환하여 제도권 진입을 추구하고 있는 과정이라 한다.
2011년 당선되어 2016년까지 94대 대통령을 역임한 "오얀타 모이세스 우말라 타소" 잉카 원주민 출신이라 한다. 그는 주한 페루 대사관 무관으로 수년 동안 한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한국과 교역을 증진하고 양국간 협력을 잘 해온 지한파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그 후 후임 95대 대통령 쿠진스키도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하고 있어 포도, 감자, 양파 등 많은 농산물의 교역이 이뤄지고 있으며 쌍방 국가는 우호적인 관계를 존속하고 있다. (p. 339-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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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년간, 타향과 본향本鄕을 잇는 징검다리 문예지 『한솔문학』(제3호) 2020-6월 <문명기행> 에서
* 이관용/ 경북 안동 출생, 『자유문학』 『한국작가』로 등단, 시집 『내 마음의 정거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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