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의 아들인 오리온은...
김희준
포세이돈의 아들인 오리온은 물을 걷는 능력이 있다. 사냥에 능하고 외모까지 출중하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런 그의 허풍과 오만에 노한 신들이 오리온의 눈을 멀게 한다. 그는 태양신 아폴론 신전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신탁을 받는다. 눈이 먼 오리온은 오직 헤파이스토스의 망치 소리에 의지해 바다를 건넌다. 그리고 도착한 신전에서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인 달의 신 아르테미스를 만난다. 오리온과 아르테미스는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폴론은 둘의 사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아폴론은 오리온에게 황금 투구를 건네고 먼 바다로 나가게 한다. 그 틈을 타 승부욕이 강한 아르테미스의 성격을 이용한 아폴론은 노란 섬을 가리키며 활쏘기 내기를 제안한다. 사랑하는 사람의머리를 겨눈 것을 모른 채 아르테미스는 황금 섬을 정조준한다. 해안가에 떠밀려온 오리온의 싸늘한 시신을 본 아르테미스는 오래 슬퍼한다. 그리고 가장 밝은 별을 모아 오리온을 하늘로 올려준다.
-부분,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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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준 유고 산문 『행성표류기』에서, 2021. 7. 24. <난다> 펴냄
* 김희준/ 1994년 경남 통영 출생, 경상대 국문과 졸업_동 대학원을 다녔다. 2017년『시인동네』로 등단, 2020년 7월 24일 불의의 사고로 영면, 그해 9월 10일 만 스물여섯 생일에 유고 시집『언니의 나라에선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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