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김동수_일제강점기 해외 동포들의 항일민족 시가(발췌)/ 단가 : 영돈텰

검지 정숙자 2021. 7. 15. 03:28

 

   

 

    단가短歌

 

    영돈텰

 

 

  머리드러 바라보니/ 창해막막 대양이오.

  해무지옥 뎌켠에는/ 중중쳡쳡 태산일셰

  이내 수족 일을하는/ 이내마음 멀리잇셔

  산고슈러 말근공기/ 우리한국 더기로다.

 

  아국미국 됴하하나/ 우리나라 이아니라

  어느때나 성공하여/ 깃붐으로 돌아갈고

  어서 밧비 속량하고/ 고향산천 만나보세

  죽엇으면 죽엇지오/ 덕국노예 못되겟네

     -1909. 7. 7. ⟪공립신보⟫  

 

  일제강점기 해외 동포들의 항일민족 시가/ (2) 미국 편(발췌)_ 김동수/ 시인

  선진 문명국에 대한 동경으로 유학과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이역만리 미국에까지 청운의 뜻을 품고 왔건만, 약속과는 달리 그들이 처한 현실은 가혹했다. 하와이 사탕수수밭 노동 현장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작품에는 고향산천에 대한 그리움과 식민지 노예로 전락되어 유랑하는 망국인의 비참상을 '아국미국 됴하하나/ 우리나라 이아니라', '죽엇스면 죽엇지오/ 미국노예 못되겟네'에 담아 노래하고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p. 39)

 

  # 이 시가들은 1996년 필자가 미국 U. C. Berkeley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수집 · 정리한 자료로서 1907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한 ⟪공립신보→신한민보⟫에 게재된 작품들이다. 언론통제 아래 친일문학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던 당시의 국내문학과는 다르게 이 해외동포들의 망명문학에서는 민족사의 정맥을 지켜 민족혼을 불태우고 있었다. (p.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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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당문학』 2021. 하반기(12)호 <특집 2>에서

  * 김동수/ 1981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말하는 나무』『그림자 산책』등, 평론집『일제 침략기 민족시가 연구』『한국 현대시의 생성미학』『시적발상과 창작』등, 백제 예술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