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메리 루 코나츠키(Mary Lou Kounacki)
나도 인디언 사제가 본
세상의 중심을 보았다
가장 성스러운 곳
성스러운 공간
어제
아버지의 침실을 지나가며
보니
여든 살 노인의 침대 곁에 무릎을 꿇고
기도에 잠겨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고
심장 위에
주름진 손이 서로를 붙잡고
침실등의 희미한 불빛이
얼굴을 비추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닐까?
-전문, 시집 『푸른 백로와 서른일곱 가지의 기적』
▶푸른 백로와 서른일곱 가지의 기적(발췌) _류경희/ 시인
메리 루 코나츠키Mary Lou Kounacki의 시집 『푸른 백로와 서른일곱 가지의 기적』The Blue and Thirty-Seven Other Miracles은 일상 속 평범한 사건 속의 기적을 찾으러 오라는 초대장이자 응원의 메시지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 흔한 것들을 성스러운 것으로 경배하고 기뻐한다면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해 보세요. // 밤과 낮은 삶과 죽음의 은유 같습니다. 우리는 밤에 잠이 들면서 죽습니다. 아침이 되고 다시 호흡과 삶을 돌려 받는 건 기적이 아닐끼요. 시인이 일상에서 찾은 기적들을 적은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시집을 찾은 것이 저에게는 또 커다란 기적이군요. 생각해보면 호흡 하나하나가 기적입니다. 호흡 하나에서 운명도 태어나고 우주도 태어나고 무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자세히 보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많은 기적들을 가지고 있는지요. 시인이 맑은 눈으로 찾아 낸 기적과 그 기적이 주는 위로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실까요. (p. 시 160/ 론 156 // 161)
* 블로그주: 원문(영문)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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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문화』 2020-가을(55)호 <아마존 베스트셀러 시집 읽기>에서
* 류경희(Alexandria Ryu)/ 2004년 『시와세계』로 등단, 시집 『내가 침묵이었을 때』, 영시집 [ink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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