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바람이 분다』1 · 2권을 펴내며/ 김후란

검지 정숙자 2021. 1. 22. 02:30

 

    『바람이 분다』1 · 2권을 펴내며

 

      김후란/ 시인

 

 

  신종 바이러스가 불러온 세계적 역병 사태가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한 해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계절이 어떻게 오고 어떻게 갔는지도 잘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그저 마스크를 쓰고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견디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세밑에 이르러 돌아보니 2020년은 너나없이 외롭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런 세월이 길게 이어지는 동안 모든 이의 생활에 적지 않은 균열과 얼룩이 드리워지고 특히 하루하루 삶의 현장을 지켜야 하는 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과 좌절을 안겼습니다. 깊이 모를 크레바스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문학의집 · 서울」에서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 시대에 위로와 희망과 생동生動의 기운을 전하기 위해 두 권의 책을 특별기획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분다 · 1』에는 122명의 시인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바람이 분다 · 2』에는 여러 부문의 문인 101명이 전하는 활력活力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도합 223명의 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시나브로 위안과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세밑에 이르렀건만 하늘은 침묵한 채 흰 눈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곧 하늘은 누리에 쌓인 한숨과 아픔을 씻어줄 눈꽃을 소담스레 피워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펑펑 내려쌓일 그 함박눈을 기다리겠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문학의집 · 서울」

 2020년 12월

 이사장 김후란

 

   -----------------------

  * 시인들이 건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바람이 분다 · 1』 에서

  * 2020. 12. 20. <문학의 집 · 서울/ 비매품>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