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관점/ 마이반펀

검지 정숙자 2020. 9. 12. 02:27

 

 

    관점

 

    마이반펀(베트남, Mai Van Phan)

 

 

  나는 옳고 그름, 각성과 착란, 길을 찾기도 길을 잃기도, 어리석기도 하고 뭔가를 갈망하기도 했고, 현대적이면서 가난한 소농小農으로, 관대하기도 하고 옹졸하기도 하고, 총체적이면서 단편적이기도 하고, 고상하면서 치졸하기도 하고, 문명화되었으면서도 동시에 낙후함이 뒤범벅이 된 속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에 물살을 거스르며 헤엄치는 물고기 한 마리,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동트기만 기다리는 별 한 개를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교실로 들어가 급우들 옆에 앉았는데, 그들 대부분은 당시에 죽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의 열정적인 강의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손짓으로 우리들에게 공책을 넘기라고 말했었습니다. 우리를 한참 동안 응시하더니 내 옆에 오셔서 명령하듯 말씀하셨지요. 강의를 이해했다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을 알아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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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시마詩魔』 제5호. 2020. 9. <시마詩魔 번역시> 에서

   * 마이반펀(Mai Van Phan, 1955~ , 베트남)/ 난빈(Ninh Binh)성 낌선(Kim Son) 출생, 현재 하이퐁()에서 살고 있다. 시집 16권 출간, 영어 · 불어 · 러시아어 · 독일어 · 스페인어 · 인도네시아어 · 힌두어 · 벵갈어 · 텔구루어(인도) 등 33개국 언어로 소개되었으며, 여러 나라에서 19권의 시집이 번역 출간되었다. 베트남문학상(2010)을 비롯하여 스웨덴완국 시카다문학상(2017) 세르비아공화국 왕실예술과학한림원문학상(2019) 몬테그로공화국 문학상(2020) 등 여러 국제문학상 수상, 2010년 한 · 아세안시인문학축전(Korea-ASEAN Literature Festival), 2019년 서울국제작가축제(Seoul Intemationnal Writers' Festival)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