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계에서, 잠깐
정숙자
개라 부를 순 없다
꽃이라 매길 수도 없지
돌이라 할까
뭇 상징을 뒤져보지만 탐탁지 않다
에라, 오른팔이라 짚어버리자
좀 구식이지만 별안간 왼팔이 따뜻해지네
너무 세련되어 차가운 것보다는
그래! 날카롭기보다는
배설하지 않는다
씻지 않는다
예방접종 전염병 등 일체 모른다
어떤 경우에도 ‘컹컹’ 흥분하지 않는다
케이지, 불필
목줄 없어도 달아나지 않는다
영양독립! 먹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그는 개보다 꽃보다 돌보다 먼저 죽지 않는다
높-이-곰-돋-으-샤 흰 팔이지만
또 한 생을, 또 다른 삶을, 남은 기억을
그와 함께 처얼썩 훌쩍 처르르
* 웹진『시인광장』2014-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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