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다산은 18년이라는 긴 유배 기간에 불굴의 정신으로/ 정여운

검지 정숙자 2024. 10. 8. 17:06

<한 줄 노트>

 

    다산은 18년이라는 긴 유배 기간에 불굴의 정신으로

 

     정여운

 

  * 신유박해로 1801년 3월 9일에 장기(포항 ※참고)에 유배 온 다산은 그해 10월 20일까지 이곳에 머물면서 좌절과 절망이 아닌, 투지로 시와 책을 지었다. 유배생활 중에 그는 「기성잡시 27수」,「장기농가 10장」,「고시古詩 27수」 등 60제 130여 수의 시를 지었다.

  효종이 죽은 해의 효종의 복상 문제로 일어난 서인과 남인의 예론禮論 시비를 가린 기해방례변己亥邦禮辯, 한자 발달사에 관한 저술인 「삼창 고훈」, 한자 자전류인 「이아술爾雅述」 6권, 불쌍한 농어민의 질병치료에 도움을 주는 「촌병혹치村病惑治」등의 저술도 후대에 남겼다.

  다산은 18년이라는 긴 유배 기간에 불굴의 정신으로 실사구시의 학문을 집대성하고, 사상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암울한 유배 생활 속에서도 늘 시를 지으며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벼랑 끝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올곧은 정신으로 관아의 벼슬아치들을 풍자, 비판하면서도 민초들을 극진히 사랑했다. 그의 부단한 저술활동과 더불어 실사구시의 사상과 애민정신을 닮고 싶다. (p. 23-24)

 

  * 조선 시대의 유배流配란 중국 명나라의 대명률大明律을 따라 태형笞刑, 장형杖刑, 도형徒刑, 유형流刑, 사형死刑이란 형벌로, 그 네 번째에 해당된다. 처음에는 멀리 내쫓는다는 뜻으로 쓰다가 후에 먼 섬이나 시골 등으로 보내어 일정한 기간 제한된 지역 안에서만 살게 하였다. 우리말로는 '귀양'이라 하여 죄를 지어 관직에서 쫓겨난 사람을 고향으로 보냈던 것에서 유래한다.

  유배문화 안내판의 글을 살폈다. 이곳 장기는 조선 시대 세종 때 「배소상정법配所詳定法」에 따라 서울에서 30개 역 밖으로 떨어져 있는 바닷가 고을이고, 또 장기현이란 관아가 있어 죄수들을 관리할 수 있어 유배지로 자주 이용되던 지역이었다. 당시 장기로 유배 온 사람은 모두 149회 211명(남자 172명, 여자 39명)으로, 국내에서 단일 현으로는 가장 많은 숫자로 기록되어 있다. 이곳으로 유배당하여 오는 길목은 한양- 남태령- 안성(죽산)- 충주- 문경- 상주- 함창- 의홍- 신령- 영천- 경주로 이어지는데, 이를 영남대로라 했다. 당시 10일 가량이나 걸리는 서울에서 860리, 매우 멀고 험난한 길이었던 셈이다.

  장기로 유배 온 대표적인 인물로는 다산 정약용 외에도 운재 설창수, 우암 송시열이 있다. 우암의 보수주인(保受主人: 죄인의 유배 생활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집주인)은 장기에서 오랫동안 선비로 살아온 오도전吳道全이 있었고, 다산의 보수주인은 군교출신인 성선봉成善封이 있었다. (p. 74-75)

 

  * 작가적 삶에서 바라볼 때 박경리 선생은 남편과 젊은 나이에 사별하고 어린 아들을 수술 중에 잃고 사위(김지하 시인)가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받게 되고 소설 집필 중에 여성으로서의 상징인 유방 절제수술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죽음과 이별에 관련한 정서와 압박이 작가의 삶에 노출되어 있어서 그것이 작품 속에 무의식적으로 투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p. 121)

 

  * Washington DC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죠지 Washington의 이름과 DC는 District of Columbia의 첫 글자를 하나씩 따서 Washington DC라고 했다.

   Washington DC는 벤쟈민베크너가 짜낸 도시이며 행정구역상 50주에 속하지 않고 연방부에 속한다. 워싱턴은 지금 미국의 수도이며 정치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들이 이곳에서 세탁소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남북전쟁 당시 장군 '로봇 리'의 저택이었다. 알링톤 국립묘지에는 병사 이상의 전사자들이 묻힐 수 있다고 한다. 이 국립묘지 안에는 케네디 대통령의 묘지가 있는데 케네디 대통령의 묘지 위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라는 의미를 지닌 성화가 있었다.

  그의 아우 로버트 케네디 묘지 위에는 하얀 십자가가 꽂혀 있었다. 이는 화려하지 않게 언덕 위에 하얀 십자가를 꽂아 달라고 한 로버트 케네디의 유언 대로 그렇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로버트 케네디의 묘지 앞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것은 형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한다.

  케네디 대통령의 묘지는 봉분을 하지 않은 평장묘平葬墓였다. 대리석에 글씨를 새긴 자판이 묘지 위에 평면으로 얹혀 있는 게 특색이었다. (p. 182)

 

  * 링컨은 미국의 16대 대통령으로 남북전쟁 화합과 노예해방으로 큰 업적을 남긴 대통령이다. 그의 기념관 상단부 4면에 36개의 뾰족한 조각은 링컨 재임 당시 36개 주가 있었음을 의미하며,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을 한 곳이 바로, 링컨 기념관이 있는 자리라고 한다.

  옛날에는 링컨 기념관 입장 시 정장 복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미국 시내 여성들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입장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나체 데모를 한 이후부터는 자유복으로 입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p. 184)

 

  * 하버드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가장 많이 탄생한 학교다. 1636년에 설립되었으며 처음에는 청교도 목사를 육성하는 대학이었으나 그 후에 종합대학으로 바뀌었다. 창립자는 John Harvard이며 교정 앞에 있는 동상 하버드는 하버드대학에 다니고 있는 보편적인 인물들을 합성하여 만든 동상이라고 했다.

  하버드대학의 특징은 입학 문과 졸업 문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대학도, 아무나 졸업할 수 있는 대학도 아닌 그것이 하버드대학인 것 같다. 나는 그 졸업 문에 매력을 느꼈고 그 입학 문, 졸업 문에 의미를 달리 한 것에 하버드의 정신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p. 210-211)

 

  * 맨해튼 동쪽에는 이스트강이, 서쪽으로는 허드슨강이 흐르고 있다. 허드슨강 아래에는 해저 터널인 링컨 터널이 있다. 우리는 뉴욕의 야경을 관광하며 ROCKEFELLER 센터 앞에 갔다. 'ROCKEFELLER'는 뉴욕주에 물값을 다 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지독한 구두쇠였는데 록펠러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뜻에서 뉴욕주의 물값을 자기가 다 내고 있다고 했다.  

  불빛에 아름답게 빛나는 록펠러 센터 앞 조각상과 대리석에 새겨진 록펠러의 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여덟 개 정도의 글귀가 새겨져 있었는데 한 구절이 인상 깊어 옮겨 본다. 

 

  "나는 인간이 가진 개개의 각자의 자유를 추구할 수 있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믿는다. (ROCKEFELLER)" (p. 217)

 

  * 자유의 여신상은 1886년 미국 독립 백 주년 기념으로 프랑스에서 '에인절호'를 타고 와서 선물한 것이다. 조각가 브로 골드는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삼아 자유의 여신상을 만들었다. 자유의 여신상 높이는 밑에 받침대를 포함하여 92미터나 되고, 엄청난 면적의 밑 받침대까지 프랑스에서 갖고 왔다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 안에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아 얼굴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여인상 안에는 못 올라갔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p. 219-220)

  --------------

  * 詩에세이집 『다알리아 에스프리』에서/ 2024. 6. 27. <지혜> 펴냄

  * 정여운鄭餘芸/ 경북 대구 출생, 2013년『한국수필』로 수필 부문 & 2020년『서정시학』으로 시 부문 등단, 시집『문에도 멍이 든다, 詩에세이집『다알리아 에스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