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깊은 밤의 시골 국도午夜的鄕村公路
장이랑江一郞
김미영/ 復旦大學校 연구원
깊은 밤, 시골 국도는 이상스레 적막하다
달빛이 어두운 모래알 위를 구른다
어쩌다가 야간 화물차 한 대가
소리 없이 스쳐가
속도에 놀란 반딧불이는
별똥별처럼, 더 깊은 밤으로 빠져든다
이때, 어떤 이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시골 국도를 따라
새벽까지 고요히 걸어낸다
잠들지 않은 한 마을은, 멀리 떠나는 이를 눈으로 배웅한다
물처럼 찬 밤을 빌려
불 꺼진 저 먼 곳으로 향해 걷는다
-전문-
▶메인터넷 시단의 새로운 주체, 저층 시인_2. 지식인의 풀뿌리 시(발췌) _김영미/ 復旦大學校 연구원
장이랑의 「깊은 밤의 시골 도로」를 보면, 시의 톤이 상당히 절제돼 있다. 격앙되거나 울부짖지 않지만, 고요함 속에서 하층민의 지난한 시간을 가늠할 수 있다.
(···)
"시골 국도"는 고향에까지 닿아 있지만 고향은 아니며, 도시까지 연결돼 있지만 도시에 속하지는 않는다. 도로는 거주의 공간이 아니라 이주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불안정성을 갖고 있다. 도로는 목적지가 될 수 없기에 아무도 이곳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동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시골 국도의 형상은 "농민공農民工'이라고 불리는 도시 이주노동자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농민공은 향촌에 호적戶口를 두고 있지만, 일찍부터 농촌을 떠나 도시 노동자로 사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고 농촌에 살지 않기 때문에 농촌에 소속된 인구가 아니며, 도시에서는 도시의 거주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도시에 속하지도 못한다. 시골 국도가 향촌과 도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처럼, 농민공 역시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어떤 이"와 먼 곳으로 향하는 "떠나는 이"는 모두 깊은 밤의 시골 도로를 걷고 있다. 차가 다녀야 할 도로를 이들은 걷고 있다. 시인은 시에서 이들의 거친 숨소리나 발걸음 소리도 제거했다. "적막하게" 또 "고요히" 걸어내는 이들을 그리며 시인은 삶을 견디고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와 고향을 떠나는 이의 두 손과 어깨에는 아마도 타포린 가방 가득히 무거운 짐이 들려 있겠지만, 이들을 돕거나 연민하지 않는다. 그저 이들을 "눈으로 배웅"하며 바라보았다. (p. 시 120/ 론120 (···) 121)
* 블로그註: 중국어 원본(시)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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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4-8월(416)호 <기획성/ 2000년대 이후 중국 시 동향 2> 에서
* 김미영/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동대학원에서 중국 현대시 연구, <중국 현대 시단의 주지주의 수용과 이미지 인식(1917~1918)으로 박사학위 받음, 현) 복단대학교復旦大學校 중국어언문학과中國語言文學系 연구원-1920년대 중국 상징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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