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미켈란젤로(1475-1564, 89세)
잉크와 펜은 다를 게 없지만
잘된 시도 나오고 모자란 시도 나오며
그저 그런 시도 있다네
만약 대리석이 고귀하거나 천박한 형태가 있다면
그건 순전히 망치를 든 사람 탓일세
아무리 뛰어난 예술가라도 소용없다네
다만 대리석이 제 몸을 드러내야 하지
대리석이 일러 주는 대로 그 마음을 읽고
조각가는 손을 놀려서 빚어낼 따름이라네
-전문-
▶미켈란젤로 유년의 길과 함께(발췌) _박선옥/ 시인
노벨라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제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피렌체인의 뇌리에서 페테라르카, 단테, 보카치오 이들의 시에 대한 사랑은 떨칠 수 없는 취미였을까. 시는 르네상스 톱니바퀴의 한 축처럼 함께 했다. 인류의 한 시대를 관통하게 해 준 날갯짓에 불과했겠지만, 문화의 동력으로 이어진 것은 분명하다. 미켈란젤로가 힘들 때나 외로울 때나 시를 읊거나 지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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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로여는세상』 2024-봄(89호)호 <예술 기행> 에서
* 미켈란젤로(피렌체 공화국 카프레세,1475-1564, 89세)/ 대표작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다비드상> 등
* 박선옥/ 199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 199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가 한 줄기 바람일 때』『도경역』, 에세이집 『그림, 시끌하게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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