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커피하우스에서 생긴 일/ 이정현

검지 정숙자 2024. 7. 14. 01:52

 

    커피하우스에서 생긴 일

 

     이정현

 

 

  문래역 모 카페에서 B를 기다리며 끄적인다

  커피값 영수증에 오선을 그리고

  높은음자리표랑 음표랑 쉼표 몽땅 그려 넣어도

  지루함에 색다른 지루함으로 옮겨 앉는다

 

  영수증을 뒤집어 글자가 가득 박힌 종이 위에

    아메리카노는 쓰다 써서 맛있다, 고 쓴다

  투 샷만큼 진환 기다림으로 말똥거릴 때

  내 등을 치는 이, B다

  환하게 안아주는 웃음이 마키아토처럼 일어나

  내 손 위에 얹힌다

  잘 포개어져 욜랑거리던 어느 긴 봄날.

     -전문(p.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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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학』 2024  여름(70)호 <이 계절의 시 2> 에서

 * 이정현/ 2016년『계간문예』로 등단, 시집『점』외 3권, 평론집『60년대 시인 깊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