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꿈속에서 죽었다/ 이성필

검지 정숙자 2024. 6. 21. 02:12

 

    꿈속에서 죽었다

 

     이성필

 

 

  조금씩 모자란 꿈을 꾸었다.

  열 개가 필요한데 아홉 개밖에 없었다.

  다섯 개가 있어야 하는데 네 개밖에 없었다.

  늘 조금씩 부족했고 가진 모든 것을 주었다.

 

  모자라게 주어서 주고나면 죽었다.

  줄 때마다 조금씻 부족해서 죽었다.

  죽고 다시 태어나면 울었다.

  두 개가 필요한데 늘 한 개였다.

 

  죽으면 모자라게 태어났다.

  태어나면 부족해서 죽었다.

  부족한 전부를 주었고 전부가 모자라서 죽었다.

  꿈에서도 슬펐고 깨어나서도 꿈이 슬펐다.

     -전문(p.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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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4  여름(94)호 <신작시 1> 에서

* 이성필/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한밤의 넌픽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