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관찰자 시점
김은옥
눈송이가 물음표를 던지며 날리고 있다
가로수에 기대어 서 있는 걸인 여자
당당해 보이는 힘이 궁금하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행인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눈빛이다
헝클어진 머리와 겹겹이 껴입은 옷 주름을 타고
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물음표들
땟국물 사이 파릇한 귀를 훔쳐 가는 깊은 눈빛에
오늘은 내 얼굴을 포기해야겠다
관찰자는 이미
관찰된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전문(p. 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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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하우스』 2024-상반기(창간)호 <시 1부> 에서
* 김은옥/ 2015년『시와문화』로 등단, 시집『안개의 저쪽』, 수필집『고도孤島를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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