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물음표 관찰자 시점/ 김은옥

검지 정숙자 2024. 5. 30. 02:15

 

    물음표 관찰자 시점

 

    김은옥

 

 

  눈송이가 물음표를 던지며 날리고 있다

 

  가로수에 기대어 서 있는 걸인 여자

 

  당당해 보이는 힘이 궁금하다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행인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눈빛이다

 

  헝클어진 머리와 겹겹이 껴입은 옷 주름을 타고

 

  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물음표들

 

  땟국물 사이 파릇한 귀를 훔쳐 가는 깊은 눈빛에

 

  오늘은 내 얼굴을 포기해야겠다

 

  관찰자는 이미

 

  관찰된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전문(p. 96-97)

 ---------------------

 * 『시인하우스』 2024-상반기(창간)호 <시 1부> 에서

 * 김은옥/ 2015년『시와문화』로 등단, 시집『안개의 저쪽』, 수필집『고도孤島를 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