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투명한 첫 시간 임께 바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2. 21:12

 

 

    투명한 첫 시간 임께 바쳐

 

     정숙자

 

 

  투명한 첫 시간 임께 바쳐

  새벽놀 한아름 안았습니다

 

  새들이 피우는

  노래의 향(香)은

  온누리로 풀풀 날아내리고

 

  포갠 분냄새 겹겹이 열어

  공중에 띄우는 꽃들의 문안

 

  버들 한 줄기

  이슬 한 점도

  금박은박 찬란한 빛을 머금어

 

  마냥 드리는 건 마음뿐인데

  내리시는 선물은 천국의 열쇠

 

  솜씨 매운 침모(針母)도 짓지 못하는     

  나래옷 볕에 다려 입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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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