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누구든 종내엔 감아야 되고/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3. 19:50

 

 

    누구든 종내엔 감아야 되고

 

      정숙자

 

 

  누구든 종내엔 감아야 되고

  아름다운 살빛도 여읜다지요

 

  생(生)이 한순간

  꿈이라기엔

  너무 길고 어둡고 추워

 

  궁륭의 꽃처럼 만발한 별들

  물에 뜬 낙엽처럼 서늘하군요

 

  하루하루 나루터에 임 아니면

  소용돌이 어찌 노래로 뜨며

 

  낮 동안 신발 속에 들던 모래를

  채광(採光)의 바구니에 담을런지요

 

  모로 걸어도 임의 것이며

  바로 걸어도 임의 그림자

 

  먼 길도 돌아보면 한 뼘 꿈임에

  발자국 꽃 되거라 닦는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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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