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2. 21:06

 

 

    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정숙자

 

 

  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지고픈 마음 간절하여요

 

  임의 모습

  수놓은 연(鳶)은

  얼레에 감긴 채 저만큼 있고

 

  손과 발 서러운 눈은

  전세ㅅ적 품갚이로 유배된 볼모

 

  바위 짐 지고도 웃는 꽃떨기

  골마다 등불처럼 반짝이는데

 

  고삐 매인 듯

  삶에 끌리며

  부리망에 갇히운 저의 울음은

 

  언제쯤 그같은 꽃이 되어요

  언제쯤 그같은 빛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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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