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기다리는 마음 가득하옴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3. 19:47

 

 

    기다리는 마음 가득하옴에

 

     정숙자

 

 

  기다리는 마음 가득하옴에

  오늘을 비울 수 있사옵니다

 

  계신 곳 서역(西域)이거나

  그보다 먼 극락이래도

 

  깊은 기도 하늘 뚫으면 

  임은 바람같이 오시리이다

 

  꾀꼬리 울면 함께 울고

  기러기 날면 함께 날아

 

  설운 중에도 벗 있음을

  감사․감읍하며 받드는 나날

 

  향기는 안아도 흔적이 없고

  맑은 물은 담아도 빛깔이 없어

 

  그리움도 그처럼 맑아야 함을

  배우며 익히며 섰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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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