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속에서 만난 시>
풍경
김혜숙
한낮 화장터에 꽃상여 가네
오 층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떠나는 이를 바라보았네
직행버스 떠난 뒤
꽃상여 가는 길
시작과 끝이 만나는 길목에
시작도 끝도 아닌 내가 서서
하늘과 땅 사이
느슨한 손목에 잡혀 있었네
멈춰 있어도 나는 가는데
어느 길인 듯 가고 있는데
내 가는 것 잊고
떠나는 이만 보고 있었네
-전문, (p. 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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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숙 산문집 『뒤안길 여미다』에서/ 2022. 10. 25. <도서출판 경남> 펴냄
* 김혜숙/ 경남 통영 출생, 세종대 음대 기악과 졸업, 1988년『현대문학』 추천완료, 시집『너는 가을이 되어』『내 아직 못 만난 풍경』『바람의 목청』『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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