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남자 한선자 한 남자가 카페로 들어선다 머리에는 제멋대로 자란 조팝꽃이 수북하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다 바다 한가운데 떨어졌다고 갑자기 수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천천히 지느러미를 키워 보고 있다고 드론을 수천 번 띄운다고 갑자기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천천히 날개를 달아 보기로 한다고 그러나, 삼십 몇 년 굳은 몸에 새싹이 돋는다는 것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뒤돌아보면, 굳은 몸에 새겨진 물결과 발자국들 어디 쉽게 버리겠는가 말쑥하게 차린 한 남자가 사무실 출구로 나가고 새로 태어난 두 번째 남자가 카페 입구로 들어선다 -전문(p. 59) -------------------- * 『월간문학』 2024-2월(660)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