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외 1편 이만식 사람에게만 의식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길가의 풀 한 포기에 의식이 있었다면 그리도 척박한 땅에 자리를 잡지는 않았겠지. 좀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옮겨가는 방법을 터득했겠지. 그런 진화가 있었다면, 풀이 지구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겠지. 풀의 강인한 생명력에 비하면 인간은 연약하기 그지없으니까 말이야. 동물원에 갇혀있는 사자에게 의식이 있었다면 아무리 정교한 포위망을 구축해놓았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기필코, 빠져나오는 방법을 터득했겠지. 그런 진화가 있었다면, 사람이 지배자가 되기 전에 사자가 제압했겠지. 사자의 강력한 힘에 비하면 인간은 연약하기 그지없으니까 말이야 사람에게만 의식이 있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