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동_해외수필 읽기/ 들길 : 하이데거 <해외수필 읽기14 / 이태동> 들길 하이데거Heidegger, Martin(1889~1976, 87세) 들길은 호프가르텐 성문을 빠져나와 엔리트 쪽으로 뻗어 있다. 성 마당 안에는 늙은 보리수가 여기저기 하늘 높이 서 있다. 부활절 무렵이 되면 들길은 파릇파릇 움이 돋는 보리밭과 잠이 깨는 목장 사이에서 환히 .. 에세이 한 편 2017.04.22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김명희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 김명희(수필) 울릉도 태하재 올라가는 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너도밤나무 숲이 있다. 이 너도밤나무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어느 날, 산신령이 나타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백 그루의 밤나무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린다고 경고를 하였다.. 에세이 한 편 2017.04.07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의 실천/ 이성림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의 실천 이성림 세상이 여러모로 험난하다. 어느 날 갑자기 다리가 무너지지 않나, 비행기가 떨어지지 않나,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위험이 곳곳에 도시리고 있는 세상살이다. 아침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회사 가요." 하면서 멀쩡하게 다녀온다는 식.. 에세이 한 편 2017.04.01
어네스트 헤밍웨이에게/ 노향림 어네스트 헤밍웨이에게 노향림 대학 캠퍼스 생활 내내 나의 우상이자 이상이었지요. 공부보다는 왠지 사색과 음악을 즐기며 앞으로 나 자신의 나아갈 길이나 고민하던 때 나는 당신을 생각했었지요. 소설가라 하기 보다는 당신은 나에겐 시인이었어요. 나의 아이디얼리스트, 즉 이상주.. 에세이 한 편 2017.03.20
니체 전 상서/ 정숙자 니체 전 상서 정숙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 글을 읽을 때 저는 서른두 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삼십삼 년을 더 걸어왔군요. 이렇게나 빨리, 이렇게나 무참히 세월이 흘러갔군요. 이 책의 말미에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1984.9.18.13時 00.’이라고요. 그 무렵엔 책을 너무 우러.. 에세이 한 편 2017.03.19
살불살조(殺佛殺祖)/ 김한수 살불살조(殺佛殺祖) 김한수 / (조선일보) 종교전문기자 ' 살불살조(殺佛殺祖)'.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땐 의아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요즘 말로 의역해 보자면 '부처를 죽여야 불교가 산다' 정도가 될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한때 『공자.. 에세이 한 편 2017.03.19
엄마는 구미호/ 김정현 엄마는 구미호 김정현 한겨울에도 마트에 가면 빨간 딸기를 볼 수 있다. 사시사철 먹고 싶은 과일을 돈만 있으면 사 먹는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는 경안천 건너 산비탈에 작은 딸기밭이 있었다. 장날이면 엄마는 새벽같이 일어나 딸기밭으로 나간다. 보기만 해도 .. 에세이 한 편 2017.03.16
풀매/ 신정애 <제28회 신라문학대상 당선작/수필> 풀매 신정애 두 개의 행성이 맞물려 돌아간다. 드르륵 드르륵! 어처구니를 잡은 손등 위로 더운 김이 솟아오른다. 밖엔 눈이라도 내리는지 소란하던 사위가 고요하다. 미열로 시작된 감기에 잣죽이 좋다던 엄마가 풀매를 돌린다. 따뜻한 방 안에는 .. 에세이 한 편 2017.01.13
붓 한 자루/ 맹난자 붓 한 자루 맹난자 가난한 침선공이 바늘을 의지하듯 나는 평생을 붓 한 자루에 기대어 살아왔다. 미술이나 음악처럼 비싼 재료나 고급 악기가 요구되지 않는 문학은 다만 붓 한 자루면 가능했기 때문이다. 돈이 들지 않는 독서 또한 고단(孤單)한 내게 유일한 피난처이며 솟대와도 같은 .. 에세이 한 편 2017.01.13
사라진 세배 문화와 보름밥 먹기/ 김병학 사라진 세배와 보름밥 먹기 김병학(전 김제 문화원장, 전 전국문화원연합회 전북지회장) 우리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택한 것은 1894년 갑오경장 때 개화당의 김홍집 내각에 의한 하나의 혁명이었다.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건양' 1월 1일이라고 고종황제의 칙명으로 선언했.. 에세이 한 편 2017.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