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식물/ 정숙자 습지식물 정숙자 산을 찾는 구름 오늘도 카프카의 케이처럼 떠돈다 작은 배에 보름달 싣고 신을 생각하던 타고르, 혹은 국민학교 때 짝 섭이 만큼은 심지 곧은 붓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거라곤 뭉개진 하늘 독수리가 긁어댄 조선 창호지 풀꽃과 냇물을 따라 한두 옹큼의 행복 빚어 갖은 ..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23
산/ 정숙자 산 정숙자 산이 구상하고 색칠하고 지켜온 것은 여백이다 돌아간 무대 표지의 안팎 장례식 뒤의 하늘까지도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22
빗방울/ 정숙자 빗방울 정숙자 푸르스름하고 쫑긋쫑긋하고 아기 옹알이같이 이쁜 빗방울 땅 위에서는 제일 깨끗한 강물이 되려고 풀에 내린다 달개비꽃 바라귀풀꽃 잠자리가 쉬어간 들패랭이꽃 그리고 몇 방울은 하늘의 마음 그 꽃 속에 들어가 꽃씨가 된다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