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위하여/ 김현숙 밥그릇을 위하여 김현숙 나, 밥그릇 밥보다 많은 눈물이 찰랑거렸다 식솔과 먹고 사는 일 짧은 개미다리로 바삐 뛰다가 땡볕에선 목마른 매미울음을 쏟았다 가끔 밖에서 받는 따뜻한 밥상머리에서는 순한 가시, 두 아들 목구멍에 딱 걸렸다 아직도 밥은 나의 천적이다 선생 놓은 지가 언젠데 그 바른 .. 시집에서 읽은 시 2010.12.26
내일 앞에서/ 정숙자 내일 앞에서 정숙자 사선으로 그어지는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내일 앞에서 오늘밤은 더욱 슬프다 물줄기 무수히 울며나간 어느 골짜기 한 쌍의 돌 버리웠거든 그것은 차마 썩지 못한 내 눈이라, 짐작하라 행운은 어떤 야차가 너무나 잘 두어서 잊은 본보기 몰리면 살뜰히 체념도 가르치..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25
독립을 전제로/ 정숙자 독립을 전제로 정숙자 구석 구석 강남콩 줄거리는 독립을 전제로 한다 창문을 달기 위한 바람벽처럼 하나에서 열까지 다지고 깎아 올려야 할 어두움 텅 빈 우주도 견딜 수 있는 고독만이 별똥별 아닌 별로 남아 외로운 길라잡이의 눈이 되노니 하늘 보라고, 하늘 보라고, 해마다 기러기는..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