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내일 앞에서/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0. 12. 25. 02:47

 

 

     내일 앞에서

 

    정숙자



  
사선으로 그어지는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내일 앞에서

  오늘밤은 더욱 슬프다


  
물줄기 무수히 울며나간

  어느 골짜기

  한 쌍의

  돌

  버리웠거든

  그것은 차마

  썩지 못한 내 눈이라, 짐작하라


  
행운은 어떤 야차가

  너무나 잘 두어서 잊은 본보기

  몰리면 살뜰히

  체념도 가르치는 곳


  
그러나, 꿈의 어머니가

  달랠 동안은

  누르면 나타나는

  눈동자 속의 동그란, 파아란 긍정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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