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기온/ 정숙자 십이월 기온 정숙자 함박눈 풍경소리 내 체온에 닿자마자 저혈압의 빗물 때때로 막힌 채 뚫리는 밤아, 무슨 일로 이렇듯 소년의 무릎처럼 참신하냐 발자국꽃 돌려 찍으며 손가락 빠알가니 뭉쳐먹던 눈달걀의 추억 한 해가 또 인사를 하려는데 북서풍에 내걸린 시선, 뚜껑만이 푸른 삶에..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1.01.01
체감온도/ 정숙자 체감온도 정숙자 체감온도 떨어지는 날 풀잎은 생명이 되지 못한다 배암도 바닷물도 혼자서는 몸이 꼬였다 혼자가 아니기 위해 아담은 이브를 만들고 이브는 아기 아담을 만들고 그러나, 그 하나가 둘이 되고 넷이 되고 모르는 숫자가 된다고 해도 아기 아담은 내내 그 아담 이브는 그늘 ..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31
여기 이 곳/ 정숙자 여기 이 곳 정숙자 부딪히고 부서지고 뿔뿔이 흩어져 행복하고는 벌어진 별 오늘과 어제 수억 년 전 흙에서도 왜, 薔薇의 가시 같은 목숨들은 생겨났을까 하느님 고집보다도 센 물음표, 날마다 날마다 떨어뜨리는 동해 우울과 우수갯소리와 관조로 뚫리는 낮과 밤들은 누구의 손으로 뒤..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