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영역
정숙자
그 곳은 분명 내 영역이지만
나 자신이 모르는 구역이다
뇌 촬영, IQ 검사라면 뭔가 얻을 수 있겠지,만
그 또한 과학적 가시권의 현상과 한계일 뿐
그러나 진정 X-영역은 내 행위 일체를 리드/수호하는 요새로서 깊이와 너비, 해수면까지도 존재할 것이다. 거기 보이지 않는 층위에서 나는 일초일순 수정/보완되며 닦였을 것이다.
X-영역은 내가 조절하거나 들여다볼 수조차 없다. 나는 껍질로서의 실존인가? 그 실재를 우리는 너무도 간단히-편의상 ‘무의식’이라 일컫지만, 그 시스템을 어떻게 규명해볼 것인가.
며칠 전 꿈속에서)
나는 내 침대에서 잠들었다, 한순간 어떤 손이 내 목을 죄고 있었다. 나는 상대에게 조용히 말했다. "저는 눈뜨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지 않았습니다. 빨리 나가세요."
"저는 눈뜨지 않았습니다. 당신 얼굴을 보지 않았습니다. 빨리 나가세요. 전 눈뜨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얼굴을 보지 않았습니다. 빨리 나가세요." 세 번째 되뇌다가 깨어났다.
그 아침, 나는 매우 기뻤다
생시였다면 그리하지 못했으리라
여태 그래왔을 X-영역
여생 또한 그렇게 해나갈 X-영역
내 목숨, 가지러 왔던 악령도 좋았으리라
제 모습 흘리지 않았으므로
그리고 그도 그 점 기억하리라
그이도 나도 좀 더 진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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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사』2019. 3-4월호 <시사사 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