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이슬 프로젝트-13

검지 정숙자 2015. 7. 1. 15:51

 

 

       이슬 프로젝트-13

 

          정숙자

 

                                                  

   소외효과// 겨우 눈떴을 때, 요즘 횡행하는 시들을 읽었다면

결코 매혹되지 않았을 거야. 몇 번 홉뜨다가 시? 흥미를 놓치고

말았을 거야. 그리하여 혹자는 시인이 되지 않았을 거야. 시인을

동경하지 않았을 거야, 시집을 사러 서점에 드나드는 일 또한 없

었을 거야. 

 

   껍질 속으로 되들어갈까

   흐물흐물 흰자로 살까 

 

   의미의 수용, 정서의 함량, 정의의 골격, 문법과 문장, 촌철의

탄력, 도약의 정면

 

   그 모든 질서가 와해된 현장에 곧이곧대로 서 있거나 걸어가는

게 무슨 적응이며 극복일까. 시? 즉 이런 거라면 왜 거기 시간을

봉헌해야 하나. 파괴의 잇단 꼬리는 파격의 몰락이야. 이 갈피 없

는 책갈피에서 미끄러지거나 젊어지는 우물물 혹자도 끝내 마셔

야 하나?

 

   사라진 국경 내다보는 새…

   탕, 탕, 탕, 총소리 끌고 가는 새… 

 

 

   * 『월간문학』2015 -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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