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혼자 가는 먼 집▼/ 장이지

검지 정숙자 2024. 8. 5. 18:39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선생님께

 

   장이지

 

 

  우리기 저마다 홀로 길을 떠나야 해서 밤마다 서러운 소리를 해도, 홀로라는 것은 언제나 둘을 부르는 것이어서 아주 술프지만은 않습니다 길 위에는 만남이 있고 그 만남 끝에는 먼지와 검불, 재가 내려와 덮이는 온전히 시간이라고도 공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차원이 있고, 그 만남 끝에는 당신이라는 말이 있고 그 말은 아리고 쓰라린 것이기는 하지만······ 그 말에는 언제나 집이 있습니다 어느 날 지나온 집을 떠올리며 나라는 것은 없고 나라는 것은 단지 과정이구나, 나는 머물 집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북받치는 것이 있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뒤돌아 보면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멀어지고 있는 집

    -전문, (p. 41)

 

   *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사, 1992

 

   제목 끝에 [] 표시가 된 작품은 시인들이 직접 뽑은 1~2년 내의 근작대표시입니다. 이 작품은 현대시 작품상 후보작으로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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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2024-4월(412)호 <신작특집> 에서

  * 장이지/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