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구두/ 강서완 떠도는 구두 강서완 해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물의 마을엔 문패가 없다. 애꿎은 초목들만 혼쭐난다. 조석으로 핏물이 번지는 수면. 물의 마을엔 날카로운 이빨의 짐승이 살아 날마다 누군가 피를 흘리고 죽어갔는지 모를 일이다. 물의 마을 주민 몸에 비린내가 배어 있어 햇빛이 냄새.. 잡지에서 읽은 시 2010.11.18
춤/ 노명순 춤 노명순(1946~2010) 굼벵이도 춤을 춘다 누군가 무심코 밟아버린 몸뚱이를 겨우 폈다 구부렸다 있는 힘을 다해 춤을 춘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얼쑤! 마디마디 움직여 추임새를 넣으며 춤을 춘다 햇살이 비추면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 잠깐, 멈추었다 춤을 춘다 자진모리 중중모리 살짝.. 작고 시인의 시 2010.11.17
저 곳 참치/ 최호일 저 곳 참치 최호일 참치를 보면 다른 별에 가서 넘어지고 싶어진다 동그란 깡통 참치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바다를 헤엄쳐 다녔는지 깡통 속에서 살이 통통하게 쪘는지 지느러미와 내장이 없다 참치는 좀 더 외로운 모습으로 진화해 온 듯하다 먼 훗날 비행접시를 타고 바닷가에 내린 어느 외계인처럼.. 잡지에서 읽은 시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