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따뜻하게

관람자        정숙자      돌부리도 몰라보게끔    발자국의 명도가 준다    그러나    뉴스 때마다    텔레비젼을 돌다가 사라지는 지구를    나는 고맙게 바라볼 것이다    많은 어머니들이    아기에게 쥐어준 딸랑이처럼    몇 알갱이 모래 가슴에 넣고    흔들고, 깨우고,    웃음도 살려내려고 애쓰는 지구    빛을 안은 것이면, 무엇에든    그림자는 있는 것인가    돌부리도 몰라보게끔    명도가 준    희망의 외곽에서 지구를 본다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어느 한가위 정숙자 한가윗날 달은 서랍에 간직하고 싶은 靑酸鹽, 어릴 적 어딘가 빠뜨린 동전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의 뜻 신도 넘보지 못하는 분화구, 뿐 - 사랑은 언제까지 죄와 얽혀 배회해야 하는가 - 옥색 바람 흐르는 대형화면 배경 음악 완전히 삭제된… 서서히 확대되는 달…빛 --..

흐름 정숙자 벌레 나비로의 흐름은 얼마나 기발한 전이인가 산, 바다, 태양, 매미, 이슬 굵기도 다양한 캔바스 속의 神 그러나 귀뜰이 없는 가을이 나에게는 수월했을지 모른다 구슬 꿰듯 그늘진 스펠링 한 바구니 고르는 밤샘 조류가 아닌 담에야 어떤 날개인들 벌레가 아니었을까 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