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겨울
임경섭
사무실은 고요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옷을 갖춰 입고
입구로 가는 길에
온풍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먼 구석에서 볼멘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온풍기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입구의 철문을 밀어 열었다
자정은 이미 지나
겨울의 중심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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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학』2019-겨울호 <신작시> 에서
* 임경섭/ 2008년《중앙일보》로 등단, 시집『죄책감』『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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