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언제나 겨울/ 임경섭

검지 정숙자 2020. 1. 8. 00:15

 

 

    언제나 겨울

 

    임경섭

 

 

  사무실은 고요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옷을 갖춰 입고

 

  입구로 가는 길에

 

  온풍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먼 구석에서 볼멘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온풍기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입구의 철문을 밀어 열었다

 

  자정은 이미 지나

 

  겨울의 중심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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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시학』2019-겨울호 <신작시> 에서

  * 임경섭/ 2008년《중앙일보》로 등단, 시집『죄책감』『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