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이 노트

『서찰을 전하는 아이』독후감/ 팝콘도둑

검지 정숙자 2017. 4. 18. 02:21

 

 

   <독후감>

 

 

   『서찰을 전하는 아이』독후감

 

     팝콘도둑(김지현)

 

                                          

  아이에게

  안녕 아이야? 난 2017년도에 사는 김지현이라고 해. 난 너의 이야기를 보고 감동을 받았어. 우선 난 네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열심히 서찰을 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지. 만약 나라면 우왕좌왕하며 곤란해 했을 거야. 아버지를 잃은 충격에 서찰은 안중에도 없었을 테고. 또 서찰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론 이 세상을 구하는 중요한 서찰인 것을 알지라도 무섭고 걱정되어 쉽게 떠나려고 결정을 짓지 못했을 거야. 너처럼 결단력 있게 행동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지.

  그리고 나는 네가 참 고단한 생활을 했을 거라고 생각 해. 이 세상에 혼자 남겨져 갈 곳 없이 돌아다니다 돈이 없어 굶을 수도 있고, 도적을 만나거나 일본군에게 잡혀 죽을 위험도 있잖아? 그런데 네가 누구한테 전하는 지도 모르는 그 서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내 모습을 후회하게 되었어. 나도 앞으로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

  그런데 너는 네가 노인에게 한문을 물어 봤을 때 노인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어땠니? 나는 솔직히 약간 짜증이 난 것 같아. 그 한자 두 자 가지고 대가를 바라다니, 어이가 없고 그 노인이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 그래도 그 한자를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난 네가 스스로 잘 곳(교회 짓는 곳)을 찾는 것이 대견했어. 그리고 넌 알아서 먹을 것도 찾아 먹고, 너의 방식대로 돈도 마련하잖아? 난 너의 그런 모습을 보고 내가 가진 음식, 집, 옷 등에 대해서 감사하게 되었지.

  또 네가 양반집 아이에게 한자를 물어보았을 때, 넌 대가로 노래를 불렀잖니? 그리고 그 다음 날 김 진사 어른이 너의 노래를 듣기 위해 널 다시 불렀고. 그때 넌 어떤 기분이 들었니? 만약 나였다면 내가 정말 자랑스러웠을 거야. 그리고 내 목소리를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굳게 다짐을 했겠지.

  궁금한 점이 있어. 너는 사람들에게 피노리를 물으며 다녔잖아. 하지만 아무도 그 마을을 알지 못했지. 그때 넌 어떤 기분이 들었니? 어쩌면 ‘아무도 모르는 마을을 찾으러 가다니 멋진 일 인 걸!’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혹시 ‘아 이 마을은 아무도 모르네. 그냥 포기할까?’ 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니? 나라면 진작에 포기했을 거야. 재차 강조하지만 넌 정말 대단해!

  참, 넌 다리가 불편하신 뱃사공 할아버지를 만났잖아. 그때 넌 기분이 어땠니? 난 할아버지께서는 뱃사공이신데도 마음대로 배를 띄울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안타까웠어. 그리고 네가 노래를 불러드려 다리를 낫게 해 준 것은 아주 잘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해. 덕분에 뱃사공 할아버지도 다리가 낫고, 너도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던 거였다고 생각해.

  네가 우금치에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눈처럼 보였다는 표현을 썼잖아. 난 그 사실에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분했지. 그리고 순간 울컥하며 코끝이 찡해왔어.

  그리고 난 네가 김경천이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나도 같이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어. 그리고 그 김경천이 맞다고 확신했고, 제발 녹두장군을 밀고하지 않기를 바랐어. 그리고 네가 김경천을 만났을 때의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지.

  또한 난 네가 떠날 때 주막 아주머니께서 새 솜옷을 만들어 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고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

  네가 산을 지나갈 때 들은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너무 불안했어. 그래도 나중에 눈을 떴을 때 스님이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지. 하지만 서찰의 내용을 보셨다는 말에 다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스님께서 피노리를 안다는 사실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느꼈어. 그리고 뭔가 가슴속 답답함이 뻥 뚫리는 것 같았지.

  그리고 미륵사에서 주지스님을 만나고 녹두장군에 대해 얘기하던 그 순간에 딱 한 사내가 자신이 녹두장군이라고 할 때 감정이 오묘했어. 왜냐하면 뭔가 다행스럽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네가 녹두장군을 만난 것이 영광스러울 것 같기도 했거든. 아마 녹두장군도 너에게 많이 미안해했을 거야.

  넌 네가 서찰을 전했는데도 결국 잡힌 녹두장군을 보고 어떤 느낌이었니? 네가 한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되었으니 허탈했겠지. 그리고 끝까지 동료를 믿은 녹두장군이 존경스러웠을 거야. 난 네가 그 곳에서 녹두장군을 위한 노래를 부른 것이 네 진심에서 우러나온 거라고 확신해. 그리고 그 노래가 들리지 않은 곳이 없었으니, 다른 사람들도 네 진심이 통했나 봐. 녹두장군이 끌려간 후 주막에서 만난 그 김경천과 마주쳤을 때 난 분노가 치밀어 올랐어. 아마 그는 비판을 받으며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 거야.

  난 이 이야기를 통해 동학 농민군의 아픔과 심정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거 같아. 그리고 동학도들이 말하는 공정한 세상이 왔으면 해. 생명은 모두 평등하고 생물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니까. 난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 스스로 감정이 왔다갔다한 것 같아. 때론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안타깝고이제 나도 너처럼 끈기를 가지고 목표를 분명하게 정해서 살아갈 거야. 마지막으로 아이야, 수고 했어 그리고 고마워! 너 덕분에 내 모습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어. 잘 지내! 안녕~

  2017.4.15.토

  -지현이가-

 

    ----------------------

  * 팝콘도둑(본명, 김지현)/ 대모초등학교  5-1/ 53번/ 2017. 4. 15. 토.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지음, 백대승 그림 2011.10.31. <푸른숲주니어> 펴냄

  * 한윤섭 /서울예술대학에서 극작을, 프랑스 헨느대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극작가와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전국창작희곡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발표한 희곡 작품으로 『굿모닝 파파』 『만적의 난』 『아! 바그다드』 『엄마! 지구랑 놀아요』 『후궁박빈』 『조용한 식탁』 등이 있다.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봉주르, 뚜르』는 그의 첫 장편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