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지민석 · 유귀선|혜란 그림
너와 함께 걸었던 거리를
아직도 추억하며 찾아오는
내가 너무 안쓰러워.
우리는 이미 다 끝난 사이인데 왜 미련하게
아직도 혹시나 마주치지 않을까
하고 그 거리를 찾을까.
그때 그 추억을 회상해도 못 돌아갈 걸 알면서.
홀로 걷는 거리에서
그때의 우리를 마주칠 때엔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이 거리에서 당신을 우연이라도 마주친다면
그때의 우리처럼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아니면 함께 손을 잡고 걷던 이 거리에서
눈조차 마주하지 못한 채 지나쳐야 할까.
난 아직 우리가 손을 잡는 꿈을 꿔.
이 거리를 걸을 때엔
아직 난 당신의 손을 잡고 있어.
당신 없이 난 당신의 손을 잡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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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 에세이 『너의 안부를 묻는 밤』2016.5.20. <박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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