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입지含笑入地 외 1편
정두섭
젖 불기 기다리던 포대기 속 울음이
기다 걷다 발서슴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무젖은 달 마르도록 손금 다 닳리도록
다랑논 어느새도
장돌림 어지간도
어쩌다 사기막도
어차피 갖바치도
다시금 애옥살림 게막에 돌아오지 않았다
거시기고 아무개라 사초마저 뭇풀인데
죽기야 하겠나, 죽기밖에 더 하겠나
한목숨 시위에 걸고 왜바람 가로질러
다시 보는
다시 봄에
김치 치즈 스마일
웃음보 터트리는 걸음나비 포인트로
돌아온
봄의 씨앗 무명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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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목련
애지중지 호롱불은 멋 부리다 얼어 죽고
제멋대로 화톳불은 까무룩 새까매져서
할마시 쪼그려 앉아 사람 볕에 손 녹일 때
힐끗힐끗 살바람이 못 참아 더는 못 참아
백목련 치맛자락 들춰보고 저리 내빼네
그늘도 화색이 돌아 잇몸 만개 이빨 두 개
굳이 또 찾아와서 겸상하는 다시 봄에
이별의 수저 한 짝 내어주고 오물오물
낡삭은 게다리소반 무게를 덜고 있네
-전문(p.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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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시집 『마릴린 목련』에서/ 2024. 6. 13. <문학의전당> 펴냄
* 정두섭/ 경기 인천 출생, 2019년 <신라문학상_대상> 수상 &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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