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함소입지(含笑入地) 외 1편/ 정두섭

검지 정숙자 2024. 7. 13. 01:10

 

    함소입지含笑入地 외 1편

 

     정두섭

 

 

  젖 불기 기다리던 포대기 속 울음이

  기다 걷다 발서슴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무젖은 달 마르도록 손금 다 닳리도록

 

  다랑논 어느새도

  장돌림 어지간도

  어쩌다 사기막도

  어차피 갖바치도

 

  다시금 애옥살림 게막에 돌아오지 않았다

 

  거시기고 아무개라 사초마저 뭇풀인데

  죽기야 하겠나, 죽기밖에 더 하겠나

  한목숨 시위에 걸고 왜바람 가로질러

 

  다시 보는

  다시 봄에

  김치 치즈 스마일

 

  웃음보 터트리는 걸음나비 포인트로

 

  돌아온

  봄의 씨앗 무명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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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릴린 목련

 

 

  애지중지 호롱불은 멋 부리다 얼어 죽고

  제멋대로 화톳불은 까무룩 새까매져서

  할마시 쪼그려 앉아 사람 볕에 손 녹일 때

 

  힐끗힐끗 살바람이 못 참아 더는 못 참아

  백목련 치맛자락 들춰보고 저리 내빼네

  그늘도 화색이 돌아 잇몸 만개 이빨 두 개

 

  굳이 또 찾아와서 겸상하는 다시 봄에

  이별의 수저 한 짝 내어주고 오물오물

  낡삭은 게다리소반 무게를 덜고 있네

      -전문(p.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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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시집 『마릴린 목련』에서/ 2024. 6. 13. <문학의전당> 펴냄

 * 정두섭/ 경기 인천 출생, 2019년 <신라문학상_대상> 수상 & 202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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