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206

가정법률상담소를 창설한 이태영 변호사/ 이혜선

우리나라에 가정법률상담소를 창설한 이태영 변호사       이혜선    ♣ 저 혼자 태어나 저 혼자 자란 것처럼 그 사랑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우리들이다. 오늘은 열 일 다 제쳐두고 어머니께 달려가 주름진 손이라도 잡아드려야겠다. (p. 71)   ♣ 우리나라에 가정법률상담소를 창설한 이태영 변호사는, 예전의 부부는 남편이라는 커다란 원 하나가 있고 그 옆에 아내라는 작은 원 하나가 붙어서 따라가는 형태였다면, 오늘날의 부부는 크기가 같은 두 개의 원이 서로 합하여 더 큰 하나의 원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p. 97)   ♣ 우리들 가까이에도 많은 장애인이 하루하루 힘겨운 삶의 시간을 견디고 있으며, 교황님처럼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많은 분들이 그들의 곁에서 헌신적으로 보살펴주고 있다...

한 줄 노트 2024.06.15

우리 시대 문학과 건축 사이의 행간 읽기(부분)/ 장수철

우리 시대 문학과 건축 사이의 행간 읽기(부분)      장수철    건축학에서 흔히 사용되는 "건축 언어"라는 표현에서도 문학과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미학적 견지에서 건축가의 주관적인 의도가 건축적 언어(예컨대 형태, 색채, 구조, 크기, 척도, 배치, 자연요소, 디자인, 스타일, 나아가 사회적 맥락과 소통 등)를 통해 건축물의 조형성으로 발화되고, 이 발화체가 읽는 이로 하여금 심미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관점에서 문학과 건축 사이의 장르적 유비가 가능한 것은, 근본적으로 두 장르 모두 인간의 삶을 전제하기 때문임을 간과할 수 없다. 건축은 인간이 기거하는 '물리적 공간'을 만드는 행위이고 문학은 인간이 채워가야 하는 '의미의 공간'을 만드는 행위이다. ..

한 줄 노트 2024.06.08

건축, 예술을 짓고 문학을 담다(부분)/ 이종성

건축, 예술을 짓고 문학을 담다(부분)      이종성    현대 건축은 장소와 용도 등에 따라 카탈후유크(Catalhuyuk)와 같은 고대 원시 건축 형태서부터 모던한 노출 콘크리트, 강철 프레임과 유리 커튼 윌의 하이테크(High-Tech) 양식을 비롯하여 '부르주 할리파'와 같은 초고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혁신적인 사고가 혁신적인 건축을 만들어내며 끝없이 건축은 진화한다.  위에서 일별했던 바빌론의 건축들은 돌이 귀해 흙벽돌을 이용하였다. 과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벽돌은 조적식 구조의 건축 재료로 오랫동안 쓰여왔다. 어느 것이든 건축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활동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공간은 무엇인가를 담는다. 그 담겨지는 대상에 따라 공간은 다채롭게 변화한다.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

한 줄 노트 2024.06.07

건축은 공간에 쓰는 시(부분)/ 나금숙

건축은 공간에 쓰는 시(부분)      나금숙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 올해 2014년 수상자인 야마모토는, 다양한 정체성, 경제, 정치, 사회를 기반으로 하여 이미 만들어진 주택 시스템 안에서 사회에 영감을 주면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에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다.  야마모토는 공동체 사회를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감각"으로 정의하고, 현대의 주거 공간을 이웃과의 소통 기회를 없애고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깨트리는 건축가로, 그의 건축물은 단순하고 간결한 모듈식 모더니즘 양식을 통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삶이 발전될 수 있도록 문화, 역사, 전 세대의 시민들을 예민하게 연결한다. 그의 작품..

한 줄 노트 2024.06.07

집, 그 집에 사는 사람의 향기(부분)/ 김호운

집, 그 집에 사는 사람의 향기(부분)         문학과 건축의 상호 연결 텍스트      김호운/ 소설가    건축물을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 결국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떠난 여행이 되었다.  집을 한자로는 家(가)라고 쓴다. 집 가家다. 이 글자를 파자破字하면  宀(집 면)과 豕(돼지 시)로 나뉜다. 상형으로 보면 집(宀)에 돼지(豕)가 산다는 뜻을 품고 있다. 집에 왜 사람이 아닌 돼지가 살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인간이 동굴에 살 때 뱀에게 물려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생겼는데 돼지와 함께 사니 그런 일이 없어졌다. 피부 지방층이 두꺼운 돼지는 뱀에게 물려도 끄떡없었으며 오히려 잡식성인 돼지가 뱀을 잡아먹었다. 사람이 보호받기 위해 집안에 돼지를 길렀다는 뜻풀이가 설..

한 줄 노트 2024.06.07

생명파_인간성을 옹호하고 생명의식을 고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박현솔

생명파_인간성을 옹호하고 생명의식을 고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박현솔    * 송덕비는 예로부터 어진 정치를 펼친 관료의 공을 기리기 위해서 세우는 비석이다. 인간의 업적을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은 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부피가 커진 송덕비에서부터 부피가 작은 송덕비까지 다양한 송덕비를 세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송덕비가 백성들이 주는 상의 의미가 큰 것인데 오늘날의 관료들은 자신의 부와 명예로 송덕비를 세워 후대에 기리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에 국민들이 청원해서, 단체에서 추천해서 그 사람의 업적이 세상에 드러나기보다 개인의 욕심과 이기심이 가득한 송덕비는 아무리 크고 높아도 참다운 의미가 없는 것이다. (p. 50..

한 줄 노트 2024.06.01

나스카, 마추픽추, 우유니, 아 - 그리고 파타고니아/ 김추인

나스카, 마추픽추, 우유니, 아    그리고 파타고니아      김추인    * 얼마나 꿈꾸던 남미인가, 멀어서도 못 갔고 비싸서도 못 갔던 지구 반대편에 대한 구름장 같은 그리움 하나 가슴 속에 심어둔 지 30년이다. 미역가닥만 같이 길다란 칠레며 시인 네루다의 마추픽추, 나스카라인, 우유니소금사막 등 이것들을 만나야했다. 또 마야, 에콰돌, 볼리비아, 호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곳곳의 고대인(과학적 탄소연대측정)들이 남긴 벽화 속, 신기루만 같은 외계인 형상들, 이것들이 외계인 개입된 일이 아니라면 분명 우리 지구행성의 조상은 현재의 우리보다 훨씬 우등하고 문명했을 것이란 수수께끼를 품지 않을 수 없었던 것. (p. 22)   * 고집스럽게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광기狂氣의 사람들, 어..

한 줄 노트 2024.05.20

절제는 시조의 정신력이며 용기라고 합니다/ 김일연

절제는 시조의 정신력이며 용기라고 합니다          김일연    * 모두가 불행한 사람, 소외된 사람, 버림받은 사람, 가지지 못한 사람, 패배한 사람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일을 해내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저도 어렸을 때는 호롱불을 켜고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그 호롱불에 손그림자로 나비며 새며 여우를 만들어 보여주시던 때가 선명히 기억납니다. 한국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사회가 지구상에 또 있을 것 같지 않군요. 문학작품의 모든 소재와 자양은 지나간 나의 삶이며 체험이라고 합니다. 상상도 심리적 체험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많은 시 속에는 시대를 급하게 관통해 온 한과 같은 아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을 이처럼 소박하고 간결하게, 담담하고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는..

한 줄 노트 2024.05.08

우리나라가 지정한 태풍 이름/ 이영식

우리나라가 지정한 태풍 이름      이영식/ 시인    태풍의 이름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들에 대한 예보 시 혼동을 막기 위한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 해공군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남녀 이름을 정해 사용했으며, 2000년부터는 태풍이 자주 출몰하는 아시아지역 14개국이 제출한 고유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지정한 태풍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이 있다. (p. 124-125)    -------------------------  * 이규자 시집 『낙타로 은유하는 밤』 해설 中 (2024, 상상인)   * 이영식/ 200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꽃의 정치』『휴』 외

한 줄 노트 2024.04.27

음악과 시(부분)/ 장석원

음악과 시(부분) 장석원/ 시인 시의 문법과 노래의 문법은 다르다. 좋은 시니까 좋은 가사가 될 것이라고 믿는가. 좋은 노래는 좋지 않은 가사도 좋은 의미로 바꾸는 마법을 실행한다. 노래는 음악과 가사를 함께 거느린다.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음악이라고 말할 것이다. 많은 고전음악은 가사를 갖지 않는다. 세고비아의 기타 연주에는 가사가 없다. 현대의 힙합 장르는 음악을 배경으로 밀어놓은 채 실연實演하는 새로운 구술口述 예술이 되었다. 시가 노래와 결합해야 한다고? 크로스오버(crossover),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등등 여러 용어들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혼종(hybrid)'이다. 피와 피를 섞는 법을, 유전자를 교배하여 새로운 잡종과 돌연변이를 일으키..

한 줄 노트 202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