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1. 20:30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정숙자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바다이며 산이옵니다

 

  우러르기 차마 어렵고

  딛고 서기도 삼가로와

 

  땟자국 많은 마음의 눈

  부끄리어 못 뜨옵니다

 

  들꽃 한 점도 별인 양 곱고

  쐐기도 제 안보다 순하오니

 

  거울에 담긴 이 얼굴로

  부르신들 나아가 뵈이오리까

 

  임이여

  해후에 앞서

  투명한 자아(自我) 염원이오나

 

  고요에 담글수록 선연한 얼룩

  어느 훗날 이슬처럼 희이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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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