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2 정숙자 바람이 조용하고 맑은 햇빛을 동그란 탁자 위에 놓고 갑니다. 저는 이 꽃다운 편지를 마저 읽지 못하고 당신께 갑니다. 당신의 초대에 늦을까 봐 서둘러 눈을 감고 지름길로 ᄀᆞᆸ니다. 당신은 사원이나 궁중에 아니 계시고 무한한 대기 중에, 공기 중에 계십니다. 당신께서 초대하신 장소는 언제나 제 마음속 가장 깊고 조용한 골ᄍᆞ기임을 외웠기 때문입니다. (1990. 9. 20.) 방금 samsung man이 다녀갔습니다. 냉장고 야채박스 밑에 자꾸만 얼음이 깔리기 때문이었어요. 거뜬히 A/S를 마친 뒤 그는 뭐 더 불편한 게 없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전기를 넣어도 움직이지 않는, 20년은 족히 넘었을 소형 분쇄기를 꺼냈습니다. 바쁠 텐데도 그는 분쇄기를 해체/조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