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나석중 물방울 나석중 돌이켜보면 나도 하늘에서 온 물방울 돌계단 아래 옹색한 터를 잡고 어느 민들레 꿈적도 않고 사는 걸 보고 나의 위태한 삶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나도 하나의 외로운 물방울이어서 당신에게 떨어져 스미고 싶었네 내가 부엉이처럼 밤을 지새울 때 당신이 내려준 감로(甘露)는 서로 응.. 잡지에서 읽은 시 2011.01.08
밥의 힘/ 김상미 밥의 힘 김상미 악몽에 가위 눌려 식은 땀 흘리다 깨어나 밥을 먹는다. 새벽 3시. 배추김치를 쭉 찢어 밥을 먹는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새하얗다. 귀신같다. 귀신처럼 외롭다. 어두움을 틈타 창가로 몰려든 나무 그림자들이 낄낄거리며 유령 행세를 한다. 하지만 나는 밥과 함께 있다. 외로움과 두려.. 잡지에서 읽은 시 2011.01.08
굴렁쇠/ 정겸 굴렁쇠 정겸 어릴 적 아버지와 나 그리고 어머니 굴렁쇠를 굴린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꼬불꼬불 좁은 논두렁길을 요리조리 달려가며 잘도 굴렸다 어머니는 굴 바탕이 있는 바닷길을 거센 해풍 맞으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목표물을 정조준하여 제시간에 도착하였다 나는 굴렁쇠를 굴리며 긴 강을.. 잡지에서 읽은 시 201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