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와이키키 달/ 레일라니 전

검지 정숙자 2023. 10. 23. 13:44

 

    와이키키 달

 

     레일라니 전

 

 

  아니, 창 밖이 왜 저리도 밝은가

  문을 열고 내다보니

  휘영청 둥근 달이 중천에 올랐구나

  총총 별들은 부끄러워 몸뚱이를 도사리고

 

  그 옛날 어떤 이는 저 달이 너무 좋아

  하늘의 달 술에 띄워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

  연못 속에 달 건지려다

  물에 빠져 소식 없네

 

  달빛 좋은 밤이면

  낚싯대 챙겨들고 

  세월 낚으러 갈 때마다

  고운 자태 소매자락

  펼쳐 주곤 하였었지···

  내가 너를 잊고 살았네

 

  풀어헤친 치마폭에 내 아래 온 세상은

  한밤인가 하였더니

  대낮이고

  대낮인가 하였더니 한밤이네

 

  와이키키 높은 곳에 두리둥실 걸린 네가

  나 어릴 적 고향에서 같이 놀던 그 달이냐?

  올려 보고 소원 빌던 고향 달

  그 달이란 말이지?

    -전문(p. 134-135)

 

   * 1979년 하와이 이민, 하와이 주의원,  예언가, 기공치료사, 『문예비전』 수필 당선, 칼럼연재 주간 GOOD DAY⟫, 하와이 문학동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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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에서/ 2005. 1. 5. <관악>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