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부
캐시 송
그 여자는 나보다 한 살 아래
23세의 나이로 한국을 떠났다.
그 여자는 아버지의 집문을 닫고
그냥 떠났다.
부산의 삯바느질 집에서
그때까지 이름도 모르고 있던
섬의 포구까지는
먼 먼 여로였다.
그 포구에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그 여자의 사진을
사탕수수밭 노동자 막사의
희미한 등불 밑에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방 안엔
사탕수수 대궁이로부터 나온
나방이가 날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 딸을 어찌 보냈던가?
그 여자가 낯선 남자
남편의 얼굴을 대했을 때
남자는 여자보다 13년 연상이었다.
여자는 공손하게 웃고 웃저고리의 비단 고름을
풀었던가?
그 여자의 천막같은 옷은
남자들이 태우고 있던 사탕수수밭으로부터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으로 가득했었다.
-전문(p. 108-109)
* 작자는 하와이 후손으로 태어나 예일대학에서 공부하고, 여류 시인으로 필명이 높다. 시집『Picture Bride』(1963)는 예일문학상을 받았다. 『Frameless Window』(1991), 『School Figures』(1994) 등의 시집이 있다.
----------------------------------
*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예순 살/ 주 로리 (0) | 2023.10.22 |
---|---|
하국 무량사운(夏國 無樑寺韻)/ 윤석산(尹錫山) (0) | 2023.10.21 |
하와이 사탕수수밭/ 김영호 (0) | 2023.10.21 |
플루메리아 바람개비/ 최종고 (0) | 2023.10.21 |
하와이 풍경/ 최종고 (0) | 202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