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국 무량사운夏國 無樑寺韻
윤석산尹錫山
1
바다가 들어오다가 멈짓
멈추인 골짜기
夏國 無樑寺는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2
들보며 기둥이며 석가래며
기와장 한 장까지도
바다를 건너서 이곳에 왔다는.
그리하여 石塔을 싣고서야 비로소
무사히 큰 바다를 건너올 수 있었던 阿諛他國
공주, 許黃玉.
바다는 붉은 바지를 벗은 채, 자색 끈에 묶이어
梵鍾 은은히 번져지는 언덕 위, 나부끼고 있었다.
3
문득 코끼리를 탄 파란 눈의 童子僧이라도
나올 듯
한 여름 夏國의 無樑寺.
풍경 소리 마저 멈추인 시간.
야자수 그늘 아래 소리를 바라보며 잠이 든 觀
音의
넉넉한 미소.
이승 저편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 묻고 있는,
저들의 싱싱한 등 푸른 고뇌.
4
그러나 天上의 사닥다리 그 아래
고여 있는 세상의 더러운 웅덩이를 헤집으며,
소금쟁이들
자꾸만 빈터로만 쏠리려는, 用心
견제하고 있었다.
한낮의 푸르른 정적을 깨며,
깃 넓은 봉새의 그 늠름함이 되어
태평양 그 深淵 위를 훨훨 가로지르는,
夏國.
무량······, 그 無量의 절.
-전문(p. 113-114)
* 작자는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1990년대말에 하와이대학 한국연구소에 교환수로 와 있었다. 시인으로 시집『견딤에 대하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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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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