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속엣말 굳으며 바위 되는데/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0. 21:42

 

 

    속엣말 굳으며 바위되는데

 

     정숙자

 

 

  속엣말 굳으며 바위되는데

  임은 저만치 모로 계시네

 

  봄 밭

  아지랑이 꽃

  뉘 가슴 열고 나온 설레임일까

 

  쓸쓸함, 혹은

  다정함인 듯

  뉘의 못다한 정애(情愛)였기에

  해마다 이 때면 들에 널릴까

 

  숙인 제비꽃 발등만 보며

  멍든 꿈송이 서러워 울고

 

  나며부터

  흰 나비는

  혼령처럼 바람에 떠

 

  하늘 아실까 땅은 아실까

  잉걸불에 던져도 남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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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