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기쁜 노래 부르자 해도/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0. 21:45

 

 

    기쁜 노래 부르자해도

 

     정숙자

 

 

  기쁜 노래 부르자해도

  시시로 슬픔에 지고 맙니다

 

  어린 마음

  앓는 사모(思慕)

  이마는 해넘이 무덤과 같고

 

  고운 의복

  넘치는 웃음

  입혀보지 못한 분홍빛 살에

 

  이 밤도 봇물져 흐르는 피는

  그리웁다는 한 마디 염원

 

  어쩌다 떨어진 씨앗이길래

  아슬한 절벽 솔처럼 서서

 

  젊어도 희디 흰 학우(鶴友) 닮은 듯

  산모롱이 보며 보며 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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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