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로버트 하스(1941-1995, 54)/ 강옥구 역
애인들이 얘기를 하면서 베란다를 거닐었다,
남자들과 어울리는 남자들 그리고 신식의 여인들 곁에 있는 남자들,
작은 괴성과 전율, 그리고
단아하고 아름답게 주름진 얼굴과 볕에 잘 탄 피부를 지닌
부인 같은 여자들. 그녀는 오븐에서 칠면조를 끄집어내었고
지속되는 햇볕 안에서 베란다에서 친구들은 담화를 계속한다.
그녀는 그들이 몇 명씩, 말을 그치면서,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가서, 피클이거나 터키 고기를 집어
무의식적인 쾌락 안에서 야금야금 먹는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녀는 안티파스, 흰 살코기, 빵, 버섯, 샐러드 등을
예술적으로 도토리나무 상 위에 깨끗이 차려놓은 후
그들을 부르면 춤추듯이 모두 오는 것을 상상한다. 그녀가 고기를 썰어놓고는
울고 있었다. 그녀는 어둠 안에서 울고 있었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알지 못했다.
-전문, (p. 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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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사』 2021-겨울(108)호. <권말부록/ 미국 현대시>에서
* 로버트 하스(Robert Hass 1941-1995, 54세)/ 시집으로는 『인간적인 소망(Human Wishes)』이 있다. 노벨수상시인 체스라브 밀로즈 교수의 시를 저자와 함께 공동 번역했고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Joha D and Catherine T.MacArthur Fellowship을 받았으며 평론에는 1984년 국립서적 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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