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합장인 양 나래를 접고/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8. 20:58

 

 

    합장인 양 나래를 접고

      ―思慕․4

 

      정숙자

 

 

   합장인 양 나래를 접고

   침묵으로 앉은 밤이옵니다

 

   강풍에 몰리운 나비는

   임의 화원이 그리워

   더듬이가 닳도록 눈시울을 닦았더이다

 

   들마다 꽃이 가득하기로

   본향의 아려(雅麗)함이 있으오리까

 

   꿈에서나마,

   하는 생각에

   오히려 잠 더딘 이향(異鄕)의 언덕

 

   길은 멀고

   한 치 앞에 다가선 눈바람 소리

 

   이제 몸을 잃으면

   어느 세世에 귀향하여 날으오리까

 

   거울처럼 투명한 삼경의 고요

   임의 모습 안고 안고 건느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