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그리움을 수없이 받아 쥐고도/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4. 8. 21:05

 

 

    그리움을 수없이 받아 쥐고도

      ―思慕․2

 

      정숙자

 

 

    그리움을 수없이 받아 쥐고도

    밤은 내내 빈 채로 돌아옵니다.

 

   이렇게도 외로운 뜰을 위하여

   장엄한 오리온은, 저렇듯

   푸르게 나타나는 것이옵니까

 

   풀씨 같은 동경(憧憬)

   바람의 갈피에 끼워 보내며

   발돋움하는 갈대로 자라나이다

 

   여명인가 하면

   돌아와 있는 황혼,

   제 키를 설워하는 가ㄹ숲에

   임의 비둘기를 날게 하소서

 

   한 바늘 깁고 나면

   두 바늘 해이는 가슴,

   임의 빗발로 온통 적시어

   이랑마다 단잠에 들게 하소서.